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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천현 적십자 봉사회

강남순, 고주연, 금정경, 이필순, 이언년, 최양순님과 인터뷰, 

2022년 7월 29

 

미사 신도시가 된 저 미사리가 홀딱 뒤집어져서 

미사리에 살았던 사람들이 그러더라고. “우리 동네가 어디였나.” 

기억이 안 난대. 날 수가 없지. 그렇게 홀딱 뒤집고 새로 지어버리니까. 

하남으로 시집와서 이제 벌써 육십 년 산 

이 아줌마도 막연히 슬픔 따름이에요. 

고향을… 그렇죠. 

고향이 이제 없어지니까. 아주 딱 변하니까.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하남 천현 적십자 봉사회원들 덕풍1동에 사는 강남순입니다. 덕풍동에 사는 이필순, 금정경입니다.

샘재 원주민 이언년입니다. 천현봉사회의 고주연, 최양순입니다.  

Q. 여기 모여계신 <하남 천현 적십자봉사회>에 대해서도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강남순 우리 <하남 천현 적십자봉사회>는 2003년 4월 25일에 발대식을 한 이후로 오늘날까지 하남의 적십자 봉사단체로 이어져 오고 있어요. 여기 계신 이언년 회장님과 같은 선배님들이 계시고, 우리 후배들이 봉사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회장이 몇 대째 내려오는 하남의 적십자 봉사단체입니다.  

Q. 현재 하남 전역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계시는데요. 봉사의 주요한 활동은 어떤 것인가요? 

강남순 우리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봉사하고 있고, 이외에도 저소득층과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봉사하고 있어요. 주로 저소득층 어르신들에게 반찬을 만들어 배달해드리는 등 하남시에서 봉사에 관해 모든 일에 전반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Q. 하남 전역을 모두 다니시는 건가요?

강남순 우리가 <하남 천현 적십자봉사회>잖아요. 그래서 천현동이 있고, 덕풍동, 신장동, 춘궁동 등 하남에서 가능한 많은 지역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Q. 하남이 교산 신도시로 지구 지정이 되면서 교산동과 춘궁동 등에 사시는 원주민분들이 이주를 앞두고 있는데, 하남에 오래 살고 계시고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 입장으로서 교산 일대에서 꼭 기록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있나요? 

이언년 이제 공사를 시작하면 나 같은 경우는 계속 그곳에서 살아왔으니까 섭섭하지. 떠나기가 섭섭하고 지금 생각해도 ‘아, 이제 개발이 되면 우리 집을 찾을 수 있을까? 검단산 저 봉우리를 위에서나 알아보겠지. 거기서 보면서 우리 동네가, 우리 집과 우리 땅 있던 데가 여기쯤이었다고 생각하겠지.’ 그런 생각도 해. 이렇게 기억을 하겠죠. 

미사 신도시가 된 저 미사리가 홀딱 뒤집어져서 미사리에 살았던 사람들이 그러더라고. “우리 동네가 어디였나.” 기억이 안 난대. 날 수가 없지. 그렇게 홀딱 뒤집고 새로 지어버리니까. 

하남으로 시집와서 이제 벌써 육십 년 산 이 아줌마도 막연히 슬픔 따름이에요. 고향을… 그렇죠. 고향이 이제 없어지니까. 아주 딱 변하니까. 그 섭섭한 마음을 뭐라 다 말할 수가 없지. 

Q. 타지역과는 다른 하남만이 가진 장점은 무엇일까요?

이언년 하남에서만 살아서 그런가? 나는 남양주나 과천, 그런 데보다 하남이 좋지. 검단산, 남한산성을 끼고 있는 정말 좋은 도시야. 여기 개발되면 이제 서울권이 되잖아요. 예전에 미사리였던 곳이 미사 신도시로 발전됐는데 교산은 거기보다 더 좋아진다고 해요. 그게 교통적으로, 지리적 위치가 좋아서인데 하남이 지리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아주 좋은 곳이에요. 

최양순 하남시는 각 지역을 다니는 도로가 교통이 좋죠. 

금정경 유통 요지라고 해요. 여기저기 사방으로 가기 최고 좋다잖아요. 

이언년 계란 노른자라고, 여기 하남이. 교통망도 최고라고 해요. 저기 강 건너하고는 비교할 것도 아니지. 여기는 뭐 넘어가면 잠실이니까. 뭐 하나 부족한 것 없는 도시야. 그렇게 기억해주면 돼요.

Q. 앞으로의 교산 신도시에 바라는 점이 있으실까요? 신도시가 어떻게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강남순 저는 사실 안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필순 이대로 계속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강남순 저도 여기에 신도시가 안 생겼으면 좋겠어요. 정말 얼마나 좋은 데인지 몰라요. 객산으로 넘어가서 남한산성 갈 수 있지, 이성산성으로 남한산성에도 갈 수 있지. 저는 그렇게 좋은 고골이 그대로 있으면 좋겠어요. 이 아름답고 공기 좋은 곳에 왜 아파트를 짓겠다고 그러는지… 물론 개발되고 신도시가 생기면 또 좋은 부분이 있겠지만, 그렇게 환영할 일은 아니에요.

고주연 교산에 사시는 분들은 다 좋아하지 않으시는 것 같아요. 다 반대해요.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저희 남편 회사도 지금 신도시가 지정된 곳이거든요. 춘궁동 주유소 바로 뒤부터 개발 구역으로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게 좀 안 좋아요. 그곳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은 꽤 오래 장사하셨거든요. 그 근처에 옷 가게 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이제 그곳에서 나가라고 통보받으니까 갈 데가 없는 거예요. 그분들 다 거기서 몇십 년씩 장사하신 분들이신데 “어디로 가야 하나.” 하세요. 그쪽 음식점의 경우 단골분들도 서울에서 오셔서 식사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단골들도 이제 못 오시게 되는 거니까요. 이제 이주하게 되면 원주민분들도 막막하시지만, 그곳에서 업장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어딘가 다른 곳에 가서 다시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그런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원치 않는 이사를 해야 하고, 돈도 들고요. 그리고 하남시가 미사나 감일, 위례, 교산까지 신도시 개발을 계속해서 진행하니까 이제 하남에 땅이 없어요. 이사 가려고 해도 땅이 없어서 갈 만한 공간이 없어요.

Q. 이주를 계획하고 계신가요?

고주연 땅이 있다고 해도 땅값이 너무 올라서 비싸죠. 그래서 살 수가 없어요. 예전에는 어느 정도의 금액으로 살 수 있었다면 지금은 예전의 가격으로는 살 수가 없어요. 

언젠가 여기저기 다 개발되겠지, 라는 생각 때문에 토지주들이 땅을 내놓지도 않지만 매물로 내놓으신 분들도 막상 사겠다고 하면 매매가를 더 올려 버리세요. 땅을 산다고 하면 깎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올려버려요. 하남에는 땅이 없고, 땅을 사는 사람에게는 그 땅이 필요하다는 걸 아니까 가격이 올라가더라고요. 

저희 남편이 회사를 옮겨야 해서 땅을 알아보면, 회사가 1~2톤 정도의 큰 트럭들이 있고 차 하나의 크기가 너무 커서 땅이 넓이가 좀 있어야 해요. 그리고 사무직 분들도 계시니까 건물도 필요하고 바깥에 차를 세워놓아야 해서 어느 정도의 부지가 필요한데, 그런 땅을 구하려면 돈이 많이 들잖아요. 평수가 넓다 보니 계획을 하고 좋은 계약을 하기까지 준비를 많이 했는데 원래 계약하기로 한 매매가에서 몇 억을 올리시더라고요. 그래서 ‘이 금액으로는 못 사겠다.’ 싶어서 안 샀어요.

그런 문제 때문에 그 주변에서 사업하시는 분들, 임차로 가게 하시는 분들이나 직접 살거나 직접 사업장을 운영하시는 분들도 막상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에요. 신도시 개발이라는 게 시간이 걸리는 일이잖아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죠. 지금 사는 모습을 다 없애고 개발이 시작되는 거니까요. 다 평평하게 깎고 다지는 시간도 있고 그런 후에 다시 아파트가 건축되는 시간도 있고 또 인프라를 갖춰야 하니까 병원이나 교통이 들어오려면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리잖아요. 

그러면 그곳에 거주하고 사업하는 사람들은 다 나갈 수밖에 없는 거예요. 다른 지역에 최소 10년 정도는 살다가 들어오셔야 하는 거예요. 그 지역에 아파트를 분양받는다고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뚝딱 생기는 건 아니니까요. 그런 부분이 좀 안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거기서 정말 오래 살았는데….

Q. 교산에서 꼭 기록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고주연 고골로 들어가면 다 골이 있어서 마을마다 이름도 다 달라요. 그래서 거기 사시는 분들은 대부분 그곳에서 태어나셔서 지금까지 사시는 분들이 매우 많거든요. 그리고 고골에는 성씨끼리 사는 집성촌이 많잖아요.

방(方)씨, 이(李)씨 분들이 많이 사시거든요. 동네의 원주민분들은 동네 분들이 거의 친척들이에요. 한 다리 건너면 다 친척인데 그분들도 태어나서 그곳에서 사신 분들이세요. 

그런 분들이 갑자기 고향을 잃어버리는 일이니까, 그게 참 안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