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세 # 제주도 토박이 # 마을 단골 카페
김태엽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지금 고향에서 유소년축구팀을 꾸리려고 해요. 지역 주민 분들과도 함께 시작해서 잘 만들어 가려고 하고 있어요. 외부에서 들어와서 유소년 팀을 만드는 경우는 있었는데, 여기 제주도 자체 로컬 차원에서 직접 한 적은 거의 없죠.
제주도에서 계속 살고 계셨나요?
학창시절까지는 계속 살다가, 대학교 때는 전주에 있다가 충북에서 군 생활을 했어요. 전역하고 서울에서 지내다가 전부터 아이가 생긴다면 시골에서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결혼 후 애가 생기자마자 바로 제주도에 가려고 마음을 먹었어요. 저는 지금 시대의 애들이 어른보다 더 힘들게 살지 않나 싶어요. 사교육, 학원에 가는 것도 그렇고, 애들은 좀 애답게 키우고 싶었습니다.
제주도 토박이로서 고향이 변했다고 느낀 부분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조금 외부 사람들에게 노출이 많이 되니까, 관광객들도 많아지고, 투자하시는 분이나 공간 계획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들어오니까 옛날 색이 없어지기도 했어요. 변하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가 급격하게 변하는 지역은 아니라서 그래도 아직은 옛날 향수가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제주도에 대한 인상적인 기억, 추억이 있을까요?
여기는 학급 수가 많지 않아서, 6학년 반이 딱 하나예요. 생활의 모든 것을 친구들, 형제 누나들과 공유했고 지금도 그런 편이에요. 이런 특성 때문에 시골에서 사는 걸 젊은 세대는 좀 피곤해할 수 있죠. 관심인데 간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젊은이들이 너무 적고 학생들이 너무 없어요. 이제는 외부에서 이주하신 분들이 꽤 많긴 해요.
한때 젊은 분들도 대륙에서 제주로 많이 이주하신 줄로 아는데 좀 다른가 봐요?
이주라기보다는 사업 때문에 많이 들어와요. 제 친구들도 제주도 이주 계획을 많이 생각하는데, 저는 그 순간 감정 때문에 잠깐 와서 살 거면 제주도를 추천하지 않고 한번 와서 보고 맞으면 지내보라고 하거든요. 젊은 친구들에게 추천하지는 않아요.
좋아하는 장소가 있나요?
가게는 마을 단골 카페가 있어요. 사계리 커피로스터스. 하루 한 번은 무조건 가요. 커피가 맛있어서, 사계 해변에서 송악산까지 연결되어 있어서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고 그래요. 하루 동선이 길진 않은데 일상 루틴은 매일 비슷한 편이에요.
지금 사시는 곳에서 좋아하는 시간대, 계절이 있을까요?
여름이 제일 좋고, 겨울보다는 봄, 여름, 가을이 좋아요. 여기가 섬이라서 야외 활동도 어렵고, 제주도 지역 자체에도 사람이 많이 없어요. 겨울이 되면 각지에서 온 친구들과 지인들이 할 게 없어서 다들 힘이 좀 빠져 있어요.
고향인 제주도에 다시 돌아온 의미가 있을까요?
살면서 많이 생각해봤어요. 다른 지역은 학업, 일, 군 복무 때문에 이동한 거고, 거주 목적으로 이동하진 않았어요. 제가 좋아하는 거주나 환경을 선택할 땐, 자연이 큰 기준인 것 같아요. 편의나 도시적인 속성보다도 편안함, 그런 게 저한테는 중요해요. 살면서 좋다고 느낀 곳을 떠올려 보면 그곳의 자연이 좋았고, 그런 곳들이 저와 맞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 일을 하는 것도 좋고 재밌었는데 일하는 시간 말고 나머지 시간의 일상, 생활 패턴이나 환경이 나와 잘 맞는 건 고향 제주도인 것 같아요.
당신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가족이 함께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요. 가족, 편안함, 안정적인 곳
가장 살고 싶은 집 또는 지역은 어디일까요?
역시 제주도 지금 여기예요. 나중에 좀 더 여유가 되면, 전원주택도 직접 짓고 마당도 꾸려 보고 싶어요.
집을 떠올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공간과 위치, 편의가 아니라 휴식의 의미로서 위치가 중요해요.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아이들을 잘 키우고, 유소년축구단과 함께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게 첫 번째 목표입니다. 제 고향에 좋은 문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제주도 전반을 활성화시키고 싶고요. 이해를 못하시는 어르신들이 종종 있는데… 문화 행사 개최를 자주 하고 싶은데 이해받지 못해요. 그래도 작년에 했던 시도 중 잘 주최된 게 있어서 인식이 조금 좋게 바뀐 것 같아요. 널개이펙트라고, 제주도에서 48시간 동안 내내 공연을 하는 행사였어요. 여기 같은 시골에서 그러는 일이 거의 없는데, 도에서나 면 단위에서 그 기획을 좋게 봐서 행사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3년 후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 이루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여기 제주도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축구 환경, 그런 유소년축구팀을 만들고 싶고,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오래 지나도, 10년 20년이 지나도 이 유소년축구팀을 회상해 본다면 역시 그게 제주도에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할 만한 기반을 잘 다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