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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 공연기획자 # 인천 계양구 거주

임광택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공연 관련된 일, 공연 기획을 하고 있고요. 인천 계양구에 산 지는 대략 2016년부터 한 5년 정도 되었습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주의 과정을 말씀 부탁드려요.
대전에서 출생했고, 아버지 일 때문에 원주로 잠시 갔다가 8세 때 다시 대전에 돌아와 고등학교 학업까지 마쳤어요. 대학은 서울로 오게 되어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 잠시 거주하게 되었고요. 대학원에도 진학하게 되어서 서대문구 연희동으로 2013년도쯤 이사를 왔고, 연희동에서 다시 계양구로 왔습니다.

어떠한 이유로 지역을 결정하셨나요?
20대에는 학업이 주 기준이지만, 학업 이외에도 음악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게 홍대 쪽 인디씬에서 음악을 했기 때문에 홍대 근처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 연희동을 택했어요. 또래 집단, 준거 집단 친구들이 많이 살고 있는 친구들과의 사회적인 관계가 중요하기도 했어요. 현재의 인천 계양구로 돌아온 이유는 연희동을 떠나서 홍대와 그렇게 멀지 않으면서도 살아보지 않았던 공간, 좀 더 교외로 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여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낮으면서 교통도 편해서 이사를 왔어요.

지금까지 살아온 장소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어디일까요?
제가 5학년부터 살았고, 부모님이 현재도 살고 계시는 대전 집이 인상 깊어요. 제가 걷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제 발로 직접 다녀 보면서 추억과 애착을 쌓은 공간이 많아요. 갈대숲 같은 공원들, 음악을 들으면서 걷는 걸 너무 좋아했어요. 대전은 반경 3~5km 이내에 거주지로서 필요한 요소를 다 갖추고 있어서, 인프라적인 부분에서도 좋았어요. 연희동에도 애착이 많아요. 연희동은 제 이십대의 정체성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이 모인 지역이다 보니, 그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 그런 것들에서 많은 애착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공간과 장소의 이동이 당신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현재 집, 계양구 경우는 한동안 집에 들어가기가 너무 싫었어요. 이사를 갈 때는 주변과 단절되고 싶어서, 그 단절감이 좋아서 갔는데 막상 가서 거주를 해 보니 실제 삶의 영역에서는 그런 단절된 느낌이 좋지 않았어요. 제가 여기 주변의 자연이나, 환경적 가치들을 누리고 즐길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러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여기 익숙해지지도 않았지만, 어느 순간 내 일상에 이곳이 들어왔구나 싶은 생각은 있었어요. 밤에 편의점을 간다든가, 겨울에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때 느껴지는 습도나 공기 냄새, 꽃향기 등이 이전의 지역들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것들이었거든요. 그러나 이웃과의 친밀감, 결속감이라든지 그런 것이 계속 아쉬워요.

당신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사실 이사를 진행할 때마다 집에 대해서 자세히 생각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나중엔 그게 좀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제게 있어서 집은, 길을 가다가 만나는 우연 같은 파도라고 해야 할까요.

가장 살고 싶은 집 또는 지역은 어디일까요?
최근 서울 집값이 많이 오른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내가 계속 연남동, 연희동에서 거주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제적, 기타 문제로 인해서 여기 인천에 왔지만, 여건이 허락된다면 연희동, 연남동, 혹은 아예 생활권이 다른 대전의 고향집, 강릉이나 제주도에서 살아보고 싶어요. 더 나아가서는 외국도 좋아요. 또 저는 집의 형태보다는 그 안에서 제가 어떤 삶을 영유하고 살아갈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 취미 등이 중요했었는데, 요즘은 집에서 안정과 편안함을 가지고 싶어요.

집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제가 집에서 원하는 것은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어떤 때는 편안함이고 어떤 때는 일정한 루틴을 주기도 하는 그런 의미, 친교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으면 해요.

현재 집에 대한 고민이 있나요? 있다면 해결하기 위해 어떤 계획이 있을까요?
여기로 이사 올 때는 여기서 5년 미만으로 지낼 줄 알았는데, 이미 제가 계획했던 바를 넘기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 있는 집을 물리적으로 변화시켜야 할지, 제 관점을 변화시켜야 할지 이사를 가야 할지 그런 고민을 해요. 점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고민을 더 하게 되는 것 같아서, 그 고민의 결을 집이라는 것과 함께해야만 하는 부분이 생겨요. 제 삶의 방향성과 맞는 집을 선택하고 싶어요.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최근 제가 너무 예측 가능한 삶을 사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을 토대로 예측할 수 없는 부분들을 꿈꿀 수 있으면 좋겠어요.

3년 후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3년 후에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나요?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이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이야말로 집과 같이, 제일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3년 후 자신에게 여전히 예측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이 있겠지만, 자신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노력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때도 저는 스스로를 늘 응원하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