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ideas streamlined into a single flow of creativity. Smiltė.

# 40대 # 성내동 거주민 # 두 딸의 어머니

이숙재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이숙재라고 합니다. 성내동 살고 애는 두 명, 일은 원래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외국인유치의료기관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일 년 반 동안 문이 닫혀서 수입이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잡에이전시라고 외국인들의 일자리를 연결해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성내동에 이사 온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세 살 때까지 청담동에서 엄마아빠랑 살다가, 진짜 허허벌판일 때 성내동으로 이사 왔어요. 그때는 올림픽 아파트를 짓고 있었고, 엄마가 성내동에 와서 단독 주택을 사셨습니다. 그때부터 살다가 성내동 내에서 한 번 이사 가고, 계속 살다가 서른 살에 결혼해서 과천으로 이사 갔고 또 그 이후에 평촌으로 이사를 갔죠. 평촌은 6년 동안 살다가, 그다음에 다시 성내동으로 와서 계속 살고 있죠.

과거 어린 시절 청담동에서 살다가 현재 성내 동네로 이사를 와서 집을 사셨다고 하셨는데 부모님께서 아쉬워하진 않으셨나요?
엄마가 아빠랑 결혼해서 청담동에 살다가… 그때 청담동이 그렇게 좋은 동네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집을 큰 걸 사야겠다고 결심하고 성내동으로 이사 와서 주택을 샀다고 그러셨어요. 어머니도 지금 와서 많이 아쉽다고 하셨죠.

지금 살았던 장소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추억이나 아니면 좋았던 장소 있었나요?
올림픽공원이요. 거기에 수영장도 있고, 나무도 있고… 그런 평촌에 있는 공원보다는 녹지가 많아서 가까운 올림픽공원이 좋은 것 같아요. 또 올림픽공원은 나무도 우거져 있으면서 현대적인 조형물도 있고, 커피숍도 있고, 공원 느낌이 나요. 세련된 느낌으로 조화가 잘 되어 있어서 좋아요.

조금 더 추억을 물어보고 싶은데,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행복했던 기억은 언제인가요?
대학교 때요. 지금도 행복하긴 하지만, 대학교 때는 이제 입시가 다 끝났잖아요. 또 날씬하니까 옷도 예쁜 것도 입어도 되고, 데이트 하고, 강남 가서 재미있는 것 하고, 그때는 스트레스가 별로 없는 거예요. 그때가 제일 좋았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자주 가셨던 맛집이나 명소가 있나요?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강남에 파스타집이 있었어요. 되게 큰 개가 있는 곳이었는데, 무서운 개는 아니었고요. 거기가 되게 맛있었어요. 또 이벤트도 하는데, 8시가 되면 벨이 막 울리다가 딱 거기에 멈추면 그 테이블에 있는 건 다 공짜인 거예요. 요즘엔 그런 게 없는데. 그 테이블은 그냥 20명이 앉든 30명이 앉든 다 공짜인 거예요. 벨이 테이블마다 있어요. 벨이 돌다가 어느 자리에 딱 멈추면 그 테이블에 앉은 사람 밥 먹은 건 공짜가 되는 거예요. 물론 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그냥 그런 게 재미였던 것 같아요. 요즘엔 그런 게 없잖아요. 그리고 예전에는 락카페라는 곳이 강남에 있었어요. 사실 제가 춤도 못 추는데, 가서 큰 소리로 나오는 음악 들으면서 사람들 춤추는 것을 보면 되게 재미있는 거예요. 오천 원을 내고 다른 애들은 맥주를 시키는데 저는 사이다 같은 거 하나 시키고, 음악 들으면서 “애들 춤 잘 춘다” 하면서 구경하고 이런 게 그냥 뭔가 재미있었어요.

공간과 장소의 이동이 당신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사가 삶의 질을 많이 바꿔주죠. 환경, 기분에도 되게 영향을 줘요. 여기서는 지금 편안함을 느껴요.

집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안락함, 그리고 창문을 열었을 때 되게 밝은 느낌. 지금 집은 창문을 딱 열었을 때 도로가 아니라 마당이랑 풀이 보이는 게 너무 좋은 거예요. 비록 다른 집 마당이긴 하지만, 그래도 벽에 막혀 있지 않고 탁 트인 공간이 보이니 답답하지도 않고 좋았어요. 그런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가장 살고 싶은 집 또는 지역은 어디일까요?
판교처럼 도시적인 곳에,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어요. 도시와 가까운 게 중요해요. 예전에 시댁이 경기 이천에서 살았는데, 마당은 있었지만 가는 길에 산이 너무 많고, 병원도 가까이 없고, 슈퍼도 없고, 도시랑 너무 떨어져 있었어요. 가는 길에 산도 많아서 무섭고,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서 아무리 마당이 있더라도 그런 곳에서는 살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판교는 아예 산골이 아니고 도시적이면서 집에 마당도 있고, 그 정도가 좋아요. 아니면 뭐 잠실이나 강남, 뚝섬 쪽의 아파트에서 살고 싶기도 해요. 편리함이 중요하죠.

그런 집에서 살려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요?
그래서 열심히 일하고 있죠. 예전에 우리은행에서 주택 청약을 해 놓았어요. 아주 큰 집을 바라는 건 아니고, 그냥 한 30평 정도의 안전하고 깔끔한 집. 그래서 여유를 좀 즐길 수 있는 집. 그것만 있으면 돼요.

3년 후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제 조금만 참으면 잘 되니까 좀만 더 참자. 왜냐하면 지금 조금씩 나아졌거든요. 그러니까 그때도 더 나아지겠지,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3년 후 이루고자 하는 일은 어떤 것이 있나요?
집을 옮겼으면 좋겠어요. 지금 집보다 더 깔끔한 인테리어로 업그레이드도 하고, 사람들도 초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