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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이너 # 문래동 거주 # 송파구 과거 거주민

김진호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영등포구에 살고있는 김진호라고 합니다.

무슨 일을 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주로 하는 건 ‘디자인’과 ‘아트페인팅’입니다.

지금 어디에 살고 계시나요?
영등포구 문래동에 살고 있습니다.

그 장소에 오시기까지,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이주 역사를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동대문구 청량리 1동에 미주아파트라는 곳에서 태어났고, 중학교 2학년 쯤 송파구 방이동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경기도 안성시에서 자취를 했고요. 졸업하면서 서울로 올라와 부모님과 함께 송파구에서 살다가, 2018년도에 결혼을 해서 지금의 영등포구 문래동에 이사오게 됐습니다.

동대문에서 송파구 방이동으로 이사를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아버지의 사업이 잠깐 흥할 때가 있었어요. 그러면서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저와 제 동생의 교육 문제라 생각합니다.

결혼 후, 지금 살고 계신 영등포로 이주하게 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문래동에 위치한 외가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친숙한 동네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비싸지 않아서 무리를 해서라도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마침 괜찮은 매물이 생겨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들어오게 되었죠.

어릴 때부터 굉장히 오랜 기간 사셨는데, 송파구를 떠나는 사건이 어떤 영향이 있었을까요? 감정의 변화라든가…
저희 와이프 직장이 여의도거든요. 결혼하면서 무조건 와이프에게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가까운 데를 탐색하다가 그나마 친숙한 동네로 오게 된 건데, 송파에 오래 살다보니 친구들도, 아름다운 추억들도 많잖아요. 그리고 거기에서 이루고자 하는 일도 있었는데, 그런 걸 버리고 오는 기분이랄까. 거기서 하는 일도 아예 관두고 이쪽으로 이사 온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 거의 새 생명을 얻은 느낌? 아직도 적응 중이에요. 영등포에 완벽히 적응했다고 생각하진 않고. 여전히 밤에 산책을 다니면서, 여기에 뭐가 있는지 탐색하는 기간입니다.

당신에게 송파구란 어떤 동네인가요?
제2의 고향이죠. 제가 태어나진 않았지만, 저의 자아를 만들어줬다고 해야 하나? 사실 어렸을 때 송파는 엄청 재미없는 동네였어요. 청량리에는 번화가에 살았는데, 송파는 큰 변화도 없이 조용하고… 그런 환경 때문에 제 자신의 내면에 많이 집중할 수 있는 동네였던 것 같아요. 처음 이사왔을 때는 친구도 없고 혼자 있는 시간을 2년 정도 보냈는데,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어두운 면도 깨닫게 되면서 미술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송파구에 살면서 즐거웠던 순간이나 이벤트가 많았을 것 같은데, 기억나는 거 하나만 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
일을 하고 있을 때여서 좀 호화스러운 작업실에서… 지금 생각하면 허송세월에 가까운데, 파티도 하고, 되게 재밌게 잘 살았던 것 같아요.

작업실은 어디에 있었어요?
처음에는 장지동에 있는 가든파이브에서 시작을 했고, 그러다가 문정동, 석촌동. 이런 식으로. 월세가 오를 때마다 조금씩 옮겨가면서 생활했죠.

송파구에 오래 사셨는데, 과거와 비교해서 크게, 작게 변했다고 느끼는 장소나 부분이 있을까요?
잠실역 부근에 롯데 타워가 생기면서, 그쪽 환경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어요. 동시에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게 물밀 듯이 쏟아져오면서 동네 분위기 자체가 너무 복잡해진 느낌이에요. 원래 굉장히 조용한, 서울 속의 청정 도시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진짜 번화가가 되어버려서 가끔 낯설긴 해요.

과거에 사셨던 지역의 유래 및 역사에 대해 아는 게 있으신가요?
어른들께 전해 듣기로는 잠실 지역이 개발이 많이 안된 지역이었는데, 강남의 개발과 더불어서 갑자기 부흥했다고 해더라고요. 사실 그런 느낌이 아직 곳곳에 남아있거든요. 사람들의 삶도 그렇고, 여전히 송파구는 강남과 굉장히 다른 분위기예요. 그런 과거의 모습을 아직 볼 수 있는 곳이 풍납동이라든지, 성내동이라든지. 옛 모습이 남아있는 곳이 있어서 재밌는 곳이에요. 완전히 마천루 속에 있는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송파구에 사실 때, 남들은 잘 모르는 자기만의 명소나 즐겨 찾는 곳이 있었나요?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거나 명상하거나, 힐링하고 싶으실 때는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뒤편에 보성고등학교 뒷동산이 있어요. 거기 위에 있는 작은 벤치로 가면 풍경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숲속에 있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가끔 외로울 때는 거기 가서 시간을 때우긴 했는데… 최근에는 가보진 않아 어떻게 됐을지는 모르지만 추천드릴 수 있어요. 커피 한 잔 들고 올라가서 조용히 앉아 있으면 좋아요.

공간과 장소의 이동이 당신에게 주는 의미란 무엇일까요?
일의 변화는 좋아하지만, 살아가는 환경의 변화는 좋아하지 않아요.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게 두렵기보다는 귀찮음이 크고요. 중학교 때 처음 송파 이사왔을 때 되게 힘들었거든요. 그 이후로 내가 편안하게 있는 곳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웬만하면 처음 고를 때 되게 신중하게 잘 고르는 편이에요.

집에 대한 고민이 있으신지 궁금하네요.
자가를 소유하고 있지만, 서울 시민으로서 늘 불안함을 가지고 있죠. 집값에 대한 것이라든지, 입지에 대한 것이라든지… 요즘은 아파트 재건축 이슈 때문에 마찰이 많은데, 잘 될지 걱정됩니다. 근데 그런 것보다도 2세를 생각하고 있는데, 지금 저희 집이 작아서 이사가게 되면 지금 있는 곳에서 살기는 힘들 것 같아요. 집값이 너무 올라버려서 큰 집으로 가려면 경기도 쪽으로 가는 걸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럼 송파구에 다시 돌아오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돌아가고 싶은데 제가 꿈꾸기에는 너무나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서요. 나중에 돈이 많이 벌리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3년 간 경제적으로나 일적으로나 되게 힘들었어요. 근데 요즘 들어서 많이 풀리는 것 같아서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확장해서, 2세 계획을 시행하고, 이사도 알아볼 생각이에요.

3년 후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3년 후에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나요?
3년 후에 확실한 자리를 잡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이 어떻게 됐든, 잘됐든 안됐든 간에 부담 많이 안 가졌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가족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그때쯤에는 뭔가 풀리고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싶어요.

3년 후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 한 마디만 해주십시오.
힘내라. 가족을 항상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본인을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