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동 #방음 부스에서 기타 연주 #변화의 신호탄
지금 어디에 살고 있나요?
작년 말부터 성북천 왼쪽에 있는 보문동 원룸에서 살고 있습니다. 방 하나, 주방 하나, 화장실 하나.
그 장소에 어떻게 왔나요?
원래 부산에 살았는데 돈을 벌러 서울에 왔습니다. 처음 서울에 왔을 때 보증금이 없어서 고시원에 살다가 군대 동기 집에서 살기도 했는데 지금은 원룸에 살고 있어요.
어떤 이유로 이동했나요?
하루는 밥을 먹고 있는데 군대 동기였던 형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 사는 고시원이 불편하면 형 집에서 조금 지내보라고요. 저는 그 길로 짐을 싸서 형 집으로 갔고 반년 정도 살다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살았던 장소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은 뭔가요?
내향적인 타입이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윗집 아랫집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내가 내는 소리도 남들이 듣겠구나’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그만 방음 부스를 사게 되었는데 요즘은 거기서 기타를 치는 게 참 재미있습니다.
장소의 이동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 몇 가지 이유가 모여 이사를 하면, 모두가 알게 되며 동시에 나에게도 큰 변화의 알림이 됩니다. 이사를 하게 되면 새로운 동네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고,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밤이 되어 베개를 베고 있으면 지난날을 돌아보게 되기도 하는데, 여행할 때 느끼던 감정입니다.
집이란 무엇일까요?
혼자 사는 집은 언제나 조용하고 편안한 곳입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누워 있으면 천천히 몸과 마음이 회복됩니다. 그렇게 집은 나에게 근사한 베이스캠프가 되어줍니다.
가장 살고 싶은 집은 어디인가요?
마음 편안한 곳. 방음 잘 되고, 뜨거운 물 잘 나오고, 좁아서 답답하지 않은 집이면 좋겠습니다. 시골은 시골이라 좋고, 서울은 서울이라 좋다지만 저는 가족들이 있는 부산이 좋아요.
집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불편하지 않을 것. 출퇴근길과 주말의 외출 등 일상의 반경이 너무 크지 않아야 하고 가격이 자신에게 부담되지 않아야 합니다. 나머지는 제가 맞춰갈 수 있습니다.
현재 집에 대한 고민이 있나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계획이 있을까요?
저는 지금 사는 원룸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만 윗집과 아랫집에서 나는 소음이 조금 줄었으면 좋겠고, 애인이 생긴다면 집이 조금만 더 넓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사를 하기 위해 착실히 일도 하고 저축도 할 생각인데, 그래도 안 된다면 이것도 다 내 복이라 생각하고 있는 대로 살아갈 예정입니다.
3년 후에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고생은 세 살 어린 내가 할 테니, 너는 꽃길만 걸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