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서울 #나의 태도 #바람 소리
지금 어디에 살고 있나요?
바람 따라 이곳저곳 옮겨 다니다 다시 서울에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그 장소에 어떻게 왔나요?
계획하지 않은 이끌림 같습니다. 앞서 소개했듯이 나그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잦은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가 낯선 친구들과 다르게 이사가 익숙한 사람이라 지금 사는 곳도 평생의 저의 터전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이유로 이동했나요?
송파구, 강동구, 강서구, 강남구, 중구, 도봉구, 서대문구 등과 서울 이외의 다른 도시에서도 많이 살았습니다. 거창한 이유는 없고 ‘내 집’이 없기 때문이죠. 너무 잦은 이사라서 익숙하기까지 합니다. 강남구에 살 때는 셰어하우스 형식으로 살았습니다. 오랜 친구들과 함께하게 된 생활이 기뻤지만 머잖아 잦은 불화와 다툼으로 결국 마음에 생채기만 남긴 채 그곳을 떠나게 됐습니다. 송파구는 어려서 잠깐 살던 곳이었는데, 롯데월드의 야경이 참 예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강서구는 오피스 상권이라 살기에는 조금 거리감 있게 다가왔어요. 도봉구에 살 때는 ‘응답하라 1988’ 드라마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참 쌍문동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른 지역보다 정감 있어 보였고, 곳곳에 있는 둘리 그림이 귀엽게 다가왔습니다.
지금까지 살았던 장소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은 뭔가요?
중구에 살 때 종종 시청역을 지나 경복궁 일대를 거닐었습니다. 시험 준비를 하며 싱숭생숭한 기분을 들쳐업고 여러 갤러리를 구경하며 혼자 길을 걷던 때가 종종 생각납니다.
장소의 이동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새로운 도약 같습니다. 이전에 있던 좋거나 나쁜 경험은 뒤로하고 새로운 장소에서 맺게 되는 인연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나의 태도에 달려있기 때문에 설레면서 두렵기도 합니다.
집이란 무엇일까요?
스쳐 가는 곳입니다. 여행객이 숙소에 잠시 머물다 이동하는 것처럼 저에게 집은 쉼을 주지만 평생을 갖고 가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가장 살고 싶은 집은 어디인가요?
자연과 인접한 곳에 살고 싶습니다. 지역은 정하지 못했지만, 바람 소리가 잘 들리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살고 싶습니다.
집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볕드는 곳. 하루의 시작과 끝을 볼 수 있는 해와 함께하는 곳이 저에게 에너지를 줍니다.
현재 집에 대한 고민이 있나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계획이 있을까요?
그냥 안고 갑니다.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방도가 없기 때문에 훗날을 기대하며 그저 안고 갑니다.
3년 후에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단단하고 힘이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힘겨운 쳇바퀴같은 삶에 마음을 울리는 한 줄기의 달빛이 되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