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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세 # 병원근무자 # 일산 및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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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30세 여성이고요. 현재 서울 쪽 병원에서 연구에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의학 용어들을 하나로 표준화하는 맵핑 작업 관련된 사업에 참여 중입니다. 저는 4살 정도에 고양시 일산에 이사를 와서 초, 중, 고, 대학교까지 20년 넘게 살았어요. 대학교 때 화정으로 이사 가서 몇 년 있다가 현재 파주시 운정에 온 지 5년 정도 됐습니다.

파주 쪽으로 이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사는 사실 전반적으로 아버지의 의견에 따랐어요. 알아서 집값을 올리기 위해 간다는 생각으로 이사하신 것 같아요. 파주지역 같은 경우는 원래 살던 곳보다 편리하지 않은 곳으로 가는 거라 불만이 있어요. 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사실 아버지 같은 경우는 자가용을 이용하시니 얼마나 불편한지는 체감 못 하시죠. 차는 고속도로와 자유로를 이용하면 일산도 30분이면 금방 가지만 대중교통은 아직 발달이 덜 되다 보니 어디를 가든 1시간을 잡고 나가야 해요. 전철 자체도 경의선 하나밖에 없어서 사람이 많이 몰리고 하죠. 그리고 파주시는 다른 곳보다는 블록, 보도나 인도, 차도의 넓이가 좀 더 넓어서 걷는데 시간이 좀 더 많이 소요되는 편이에요.

서울로 이주할 의향은 있나요?
제가 봤을 때 서울은 우선은 워낙 유동인구가 많고 길도 좁은 편이잖아요. 전 좀 더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선호하다 보니 저랑은 맞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요새 이슈가 되는 게 서울 집값이 워낙 크다 보니까, 아마 가지고 있는 자본으로는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일산이나 고양시 쪽도 어려운데. 하물며 서울은 집을 사기도 살기도 어렵죠?

앞으로 다른 곳으로 이주할 계획이 있나요?
지금까지는 부모님이랑 같이 살았는데 이제는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집을 꾸미고도 싶고. 버리고 싶은 건 그냥 바로 버릴 수도 있고. 그냥 제 뜻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이제 독립을 해야겠단 생각을 작년부터 해왔어요. 국민 임대, LH 행복주택을 신청했는데 그게 됐어요. 그래서 내년에는 일산도 서울도 가까운 삼송으로 독립할 생각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곳 중에서 기억에 남는 좋은 추억이 있나요?
집에서 추억은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은 맞벌이라 집에 잘 안 계시고 언니도 잘 없었어요. 사실 집에서 저 혼자 보낸 시간이 많아서 집이 누구와의 추억이라기보단 ‘혼자만의 공간’ 이런 느낌이 컸어요. 살던 곳에서 보자면 향수가 있는 공간이 있다면 지금은 없는 형태의 옛날 흙 깔린 놀이터가 있어요. 그때는 대부분 놀이터에 흙이 깔려있었고 맨발로 올라갈 수 있는 높은 스테인리스 미끄럼틀이었어요. 당시 그네도 요즘 놀이터의 느낌과는 달랐죠. 나무로 지어진 놀이터와 흙에서 놀았던 그런 추억들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과거가 되어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젠 새로운 안전한 놀이터들로 바뀌었잖아요. 당시엔 사진으로도 잘 남기지 않던 때라서… 이젠 다시 볼 수 없는 추억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강해요.

요즘 즐거움을 느끼는 장소는 있나요?
집 앞에 호수 공원이 작게 있어서 한 바퀴 돌며 운동, 산책하기 좋아요. 요즘 워낙 새로 지어지는 마을에는 산책로가 많이 생기더라고요. 옛날 공원이랑은 다른 느낌의, 산책에 좋은 공원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30-40분이면 가볍게 돌 수 있어서 좋아요.

공간과 장소의 이동이 당신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지역을 이동하는 측면에서는 원래 알던 사회관계나 직장의 거리가 멀어지거나 혹은 가까워진다는 점. 원래 한곳에 오래 살다 보니 그곳에서 사귄 친구들도 많고 또 항상 가던 곳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젠 거리가 멀어지게 되니 친구를 만나거나 원래 가던 곳을 가게 될 때 교통 에서 지치는 측면이 있어요. 그러니 친구도 덜 만나게 되고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게 돼요. 내향적인 편이라 원래도 집에 있는 걸 좋아했고, 집에서 할 게 많아요. 집은 제가 살면서 가장 오래 있는 공간이죠.

미래의 집에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
큰 평수가 아니니까 최대한 덜 사고 다 수납해 놓고 안 보이게… 좀 깔끔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집은 깔끔하지 않아서… 가족들과 살면 그렇게 되잖아요. 내가 원하는 대로 유지할 수 있는 집에 살고 싶어요.

3년 후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 혹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나요?
사실 제일 바라는 건 돈이 많았으면 좋겠고요. 두 번째는 건강했으면 좋겠고. 세 번째는 어떤… 안정감? 이런 것을 훨씬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환경에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