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ideas streamlined into a single flow of creativity. Smiltė.

# 중등교사 # 송파구장기거주자 # 성내천이 집 앞

박재윤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중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지금 일한 지는 1년이 조금 넘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송파구에서 20년 넘게 오랫동안 살아와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어디 살고 계시나요?
지금은 제가 이사를 해서 동작구 상도동에 살고 있습니다.

그 장소에는 어떻게 오게 되었나요?
송파구에서 오래 거주하다가, 부모님께서 해외에 나가게 됐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 계속 이사하게 됐어요. 혼자 살면서 오피스텔이나 자취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다가, 부모님이 돌아오시면 또 이사하고… 여러 곳을 이동하다가 지금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주로 어느 도시를 다녔나요?
계속 서울에만 거주했습니다. 다른 도시로 이동하지 않고요. 계속 서울 안에서 이동했습니다.

어떠한 이유로 주거를 이동하게 되었나요? 그리고 그 사건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나요?
아까 언급한 것 같은데, 부모님이 해외로 출장을 길게 나가게 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갑자기 결정된 일에 혼자 한국에 남게 되었는데요. 그러면서 한 번도 이사하지 않고 20년 넘게, 한 25년 정도를 살았던 곳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송파구를 떠나게 되었는데, 굉장히 고향을 떠나는 느낌이 들었고요. 막막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장소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무엇인가요? 즐거웠던 순간, 혹은 공간, 장소에 대해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대부분을 송파구에서 지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지금 제가 만나고 있는 친구들,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곳에서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고요.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도 다 그 근처에서 다니게 되었습니다. 사실 어느 한순간을 집을 수 없을 정도로 제 인생을 거의 다 그곳에서 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송파구에서 살았던 기억이 굉장히 좋게 남아 있고요. 지금도 항상 그곳을 지나가면 제 고향에 온 것처럼 굉장히 따뜻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받습니다. 특별히 기억나는 사건이라고 하면, 좋은 일들은 굉장히 많았는데 안 좋은 일은 이제 그곳이 지어진 지가 오래되어서 아파트가 보기에는 멀쩡한데 내부가 좋진 않았습니다. 가끔 물이 안 나온다거나, 녹물이 나온다거나… 그래서 한번은 샤워하려고 샤워기를 틀었는데, 빨간 물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제 몸에서 피가 나는 줄 알고 굉장히 놀랐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추억들이 있는데, 또 좋았던 기억을 꼽자면, 항상 주말마다 가족들과 집 앞 올림픽공원으로 놀러 갔던 것 같아요. 주말마다 도시락을 싸서 가족과 함께했던 그 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전에 사셨던 과거 그 지역의 유래 및 역사에 대해 아시는 것이 있나요?
사실 제가 오래 살긴 했지만, 잘 알진 못하고요. 제가 살았던 아파트가 88년도 올림픽이 개최되면서 지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파트의 이름도 올림픽 선수 기자촌 아파트인데, 그 아파트에서 올림픽이 개최될 당시에 관련된 선수들, 기자들이 묵었던 장소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집 앞에 성내천이 흐르고 있는데, 성내천이 흐르는 곳에, 그때는 성내천이 없고 다 물에 잠겨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사진으로도 그 모습을 봤는데,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지금과 다른 모습에 신기하기도 했고요.

올림픽 아파트에는 88년 이후부터 계속 사셨습니까?
네. 제가 그때 태어나진 않았는데, 부모님이 그때부터 입주했고 저는 2년 뒤인 90년도에 태어나서 한 20년 넘게 살았습니다.

성내천에는 자주 가셨나요?
네. 성내천이 집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앞에 있었어요. 그래서 산책을 하든, 친구를 만나든.꼭 지나가게 되는 곳이 성내천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추억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최근에 성내천을 가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혹시 가보신 적이 있다면 과거의 모습과 변한 게 있을까요?
네, 최근에 가본 적이 있는데, 아직까지 과거와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공간과 장소의 이동이 당신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굉장히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드는 것 같아요. 장소와 공간이 갖는 의미가 저한테는 새로운 곳으로 떠난다는 설렘도 있고, 정이 들었던 기존의 장소에서 떠난다는 게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여러 가지 느낌이 드는데, 저는 아쉬움이 더 큰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장소에 특히 정을 많이 붙이고요. 그곳을 떠난다는 게 저한테는 좀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되게 많은 장소를 이동하셨잖아요. 대학생 때도 그렇고, 군대 있을 때도 그랬고, 최근에도 이사하셨는데요. 지금까지 계셨던 장소 중에서 떠날 때 가장 아쉬웠던 곳은 어디인가요?
제가 가장 오래 살았던 송파구의 집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당신이 생각하시는 집이란 무엇입니까?
집이란 참… 생각만 해도 따뜻해지고 편안해지는 곳인 것 같아요. 그래서 언제든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집에만 돌아가면 편하게 쉴 수 있고, 저를 반겨주는 가족들이 있었던…그런 곳으로 기억되는 굉장히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살고 싶은 집, 혹은 지역은 어디입니까?
가장 살고 싶은 집은, 제가 가장 오래 살았던 송파구의 집 주변이었으면 좋겠고,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 근처였으면 좋겠습니다.

집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입니까?
제가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이었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직장과의 거리도 가까웠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집에 대한 고민이 있으십니까? 있다면 해결하기 위해 어떤 계획이 있을까요?
사실 요새 집에 대한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집을 구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서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기보다는, 막막함이 더 큽니다. 제가 과연 집을 구할 수 있을지, 특히 아까 말씀해주신 제가 원하는 장소, 혹은 공간으로 집을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아직 제가 하는 일에 익숙해졌다고 할 수가 없어요. 시작한 지가 1년 조금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일단 제 목표는 제 일을 익숙하게, 능숙하게 할 수 있는 거고요. 아까 말씀드린 제 공간, 집도 마련해서 행복하게 사는 게 제 목표입니다.

3년 후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네요. 너 집 구했니?

3년 후에 이루고자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직장에도 편안해지고, 익숙해지고… 제가 바라던 일들 다 이루면서 건강하게 집을 구해서 사는 모습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3년 후에 잘 지내고 있었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