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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 # 강동구 거주 # 세 아이의 아버지

정석률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정석률이라고 하고요, 교회에서 목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저희 첫째는 초등학교 6학년 13살 남자아이이고요. 둘째는 초등학교 3학년 10살 여자아이고, 막내딸은 7살, 유치원생입니다.

지금 어디에 살고 계시나요?
지금은 강동구 천호동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 그 장소에 어떻게 오시게 되었나요?
이사 오기 전에는 수유동에서 3년 정도 살았고 그 이후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4년 정도 살았습니다.

태어나신 곳은 어디시죠?
부산입니다. 대학까지 부산에서 나오고 35세에 상경했습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게 된 이유는 모두 직장 때문이었습니다. 근무지가 바뀌면서 이사 가게 되었습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가장 다르다고 느꼈던 것은 무엇일까요?
달라진 것은 많죠. 일단 제일 크게 와닿았던 것은 주거비가 몇 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감이 들었습니다. 이사를 하면 할수록 집이 넓어져야 하는데 저는 더 좁아지게 된 상황이라서 심리적인 영향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여러 곳으로 이사하셨는데 가장 기억 남는 장소가 있었나요?
서울에서 살았던 곳 중 지금(천호동)이 제일 좋아요. 주변에 큰 한강공원이 있거든요. 수유동에는 산은 있었지만, 공원은 없었어요. 그런 면에서 지금이 제일 마음에 드는 장소입니다. 우선 아이들 셋을 키우다 보니,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곳이 중요했습니다. 서울에는 차가 다니는 곳이 많고 다양한 위험요소가 있는데. 공원은 그런 곳을 벗어나 안전하게 뛰어다니기 좋은 곳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습관적으로 아이들 위주로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목사님의 생애 중 가장 기억이 남는 장소나 추억이 있던 곳이 있다면 어디일까요?
지금은 너무 먼 과거는 기억이 잘 안 납니다. 그래서 현재 중 기억이 남는 곳을 생각하라고 하면 그나마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 어울렸던 장소가 떠오릅니다.

결혼 이후의 삶의 기억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아이들과 놀았던 그 장소와 관련해서 특별히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몇 가지 떠오르는 장면이 있는데, 첫째가 야구를 좋아해서 장난감 야구공, 야구공 배트를 들고 한강공원에 나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첫째에게 아빠와 지냈던 기억 중 가장 좋았던 때가 언제인지 물어보면 같이 야구했던 기억을 꼽아요. 그리고 한강공원에서 그늘막 텐트를 쳐서 도시락을 먹었던 것도 기억에 남고요.

다양한 곳을 이사해오셨는데, 그동안 공간과 장소의 이동이 주었던 의미가 무엇이었을까요?
공간의 이동은 영향을 안 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어디에 살고 있느냐, 사는 집 주변에 무엇이 있느냐는 그 사람의 삶이나 심리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에게 그런 의미가 있죠. 제가 어떤 마음과 상태로 사는가에 대해 공간이 주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그 의미를 물어보면 내가 일을 하고 살아가지만, 그 일을 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기까지의 심리를 조성하고 만들어주는 데 장소와 공간이 아주 큰 위치를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집이란 곳은 어떤 곳일까요?
집이라는 장소 자체는 쉼이라는 것과 연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므로 제 개인적 생각은 집이라는 공간은 가족 구성원 누구나 쉴 수 있는 의미를 만들어주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집 안에 가구 배치를 재배하려고 했던 노력이 있었나요?
네. 저는 한번 마음을 먹으면 아이들 방도 바꿔버리고 가구도 재배치할 때가 있습니다. 항상 고민은 어떤 가구 배치와 집 모습이 아이들에게 좀 더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까, 하는 것입니다. 비록 좁은 환경이지만 이 아이에게 맞는 공간이 있으면 방을 바꿔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제 서재 공간을 없애고 첫째와 둘째에게 방 하나씩을 주었습니다. 제 서재 공간은 없어졌지만, 아이들이 느끼는 안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쉴 곳은 안방으로 최대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집이란 “아이들과의 우정을 쌓아가는 곳”이라고 명시해 주셨는데 이것은 앞으로 아이들이 커가는 모든 시간 가운데의 관계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맞아요. 아이들도 사실 요즘 세상 가운데 온전히 쉴 수 없잖아요. 경쟁에 내몰리고, 계속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가득 찬 세상이니까요. 그런 아이들에게 집이란 공간은 쉬어야 하는 공간이고 놀아야 하는 공간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질문을 꼭 하고 싶어요. 목사님의 아이들이 모두 독립을 하고 집에는 두 부부만이 남게 된다면 집이라는 공간은 어떤 공간일까요?
그럼 집은 더이상 필요가 없을 수도 있죠. 만약 아이들이 모두 집을 떠난다면, 저희는 가장 필요한 만큼의 작은 공간을 갖게 되겠죠. 제 개인적인 꿈은 캠핑카를 하나 사서 계속 여행을 다니는 것이에요.

그러면 살고 싶은 지역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겠네요?
네. 집이라는 공간은 꼭 중요한 공간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재산을 위한 집이기보다는 내 삶에서 즐기기 위한 수단으로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노년에는 집을 가지기보다는 최소한의 것을 가지고, 부부가 함께 쉬고 안식할 수 있는 것으로서만 누리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을 하겠습니다. 3년 후에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3년 후에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람들을 상대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성취를 이루기보다는 얼마나 나를 통해서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질문해 보고 싶어요. 아직까지 너로 인해 도움을 얻고 있니? 라는 질문을 하고 싶어요. 저희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해요. 그런 면에서 아이들이 잘 자랐니? 라는 질문을 할 수 있겠네요. 3년 후에는 이 두 가지 질문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