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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사근동 #1층 주택 #흰 강아지 #백발의 할머니 #안부

지금 어디에 살고 있나요?
서울시 성동구 사근동에 살고 있습니다.
그 장소에 어떻게 왔나요?
저는 답십리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태어났고, 이후로는 계속해서 성동구 사근동 안에서(1층 주택 – 3층 주택 – 현재는 아파트) 이사를 다니면서 지냈어요. 2018년부터 1년 6개월 정도는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인천에서 자취를 했어요.
어떤 이유로 이동했나요?
주로 주거를 이동한 이유는 계약 만료 때문이었어요. 1층 주택에 살 때는 집이 좁아서 밖에서 강아지 두 마리를 키웠어요. 3층 주택에 살 때는 주인집이 사는 1층의 현관문을 지나 둥근 모양으로 생긴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제가 살던 3층 집이 나왔어요. 계약 만료 기간이 되면 집을 구해야 하고, 돈을 구해야 하는 부모님의 부담감이 저에게도 느껴졌어요. 그런데 당시의 저는 어린 마음에 3층 집에서 보이는 ooo아파트로 이사를 가고 싶었어요. 그때는 아파트에 살면 부자가 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3층 주택 집의 계약 만료 기간이 끝난 후 ooo아파트로 이사를 갔고, 지금도 그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지금까지 살았던 장소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은 뭔가요?
1층 주택에 살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작은 몸집에 하얀 색인 강아지 두 마리와 장난을 치며 놀고, 건너편 집에 살던 친구네 가서 친구와 친구의 동생과 며칠을 놀고 자고 그랬거든요. 또, 집 근처에 사는 분들과 대부분 다 알고 지냈던 것 같아요. 윗집에 살았던 20대로 보이는 형제 두 분, 건너편 녹색문 집에 살았던 백발의 할머니네. 항상 먹을 것이 있으면 서로 나눠주고 안부를 주고 받던 소중했던 그때가 떠올랐어요.
장소의 이동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오랜 시간 머물렀던 공간과 장소를 떠날 때는 아쉬움과 여운이 남는 것 같아요. 이삿짐을 빼고 나면 ‘내 방이 이렇게 컸었나’하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요. 친구들을 초대해서 숙제를 하고, 인형을 가지고 놀고, 달방(방이 달처럼 생겨서)에서 같이 자던 언니와 밤새 귀신 얘기를 하며 무서워서 ‘꺄까’ 소리를 지르던 순간들도 있었어요. 때로는 그 공간과 장소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들도 있었지만요.
집이란 무엇일까요?
내가 어떤 모습이어도 괜찮은 공간, 때로는 외로운 공간.
가장 살고 싶은 집은 어디인가요?
화이트와 베이지톤으로 부드럽고 안정감을 주는 집이었으면 좋겠어요. 포근하고 안락한 침실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서재도 있으면 좋겠고요. 또 반려식물과 여건이 된다면 반려동물도 함께. 지역은 상관 없습니다.
집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물이 잘 나오는지, 잘 빠지는지, 전기와 가스는 사용이 잘 되는지, 적절하게 드는 햇빛, 창문을 열었을 때 건물이 막혀 있지 않은지, 집 주변에 병원, 약국, 마트의 유무.
현재 집에 대한 고민이 있나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계획이 있을까요?
이후에 언젠가 독립을 할 생각인데, 생각보다 제가 원하는 조건의 집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더라고요. 특히 서울에서 집을 구하는 건 더 어려운 일이고요. 몇 번 부동산을 통해 집을 알아본 적이 있는데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어요. 그나마 가격이 저렴한 곳은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옥탑방이거나, 습하고 곰팡이가 생기는 반지하 방이었거든요. 경제적 여건 때문에 원하는 조건의 기준을 낮추고 타협해야 하는 현실이 가장 씁쓸하고 슬프네요.
3년 후에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30대의 시작이네. 잘 살아 있어? 사람들도 살리고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