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도 #새로운 습관의 베이스캠프
지금 어디에 살고 있나요?
남양주 화도읍.
그 장소에 어떻게 왔나요?
강동구 – 서대문구 – 성동구 – 강동구 – 남양주.
어떤 이유로 이동했나요?
감당 가능한 전세 가격, 가족 간의 적정 거리유지 등의 이유로 이동했습니다. 서울, 도심, 관계, 이슈 등 메인스트림으로부터 벗어난 삶에 눈뜨게 되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사는 곳에서 멀어졌고 코로나 덕에 각종 대면 인프라마저 사라져서 혼자서 하루를 채우는 법을 익히게 됐어요. 화상수업과 책읽기 일정을 빼곡하게 줄세우고, 시골길 산책과 25층 계단 오르기로 운동을 대체했습니다. 주변에 식당이 별로 없어서 배달비가 비싸기에 외식을 줄이고 샐러드와 미숫가루 등 간편식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집 안에 나홀로 클럽과 영화관 개장으로 흥을 내고, 혼술을 시작해서 조금 사치스러운 술취향을 갖게 됐습니다. 최근엔 파테크도 시작해서 파에 꽃봉우리 같은 것도 생겼네요. 시내에 나가면 꼭 사야할 간식 목록에 도넛(doughnut)이 있습니다. 서울 마실 일정이 생기면 신나면서도 운전할 생각에 피곤해요. 서울에 갈 때는 멋진 의상을 입으려 애씁니다. 그리고 꼭 핫하다는 서울음식을 먹고 돌아와요. 그렇지만 차에 서울휘발유는 절대 먹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살았던 장소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은 뭔가요?
너무 낯설어 불안한 마음은 누그러졌지만,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해 여전히 설레는 시기입니다. 애착 장소들을 발견해 차곡차곡 모으고, 나에게 꼭 맞게 정리된 집으로 돌아갈 때가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장소의 이동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새로운 습관의 베이스캠프.
집이란 무엇일까요?
뇌 바깥에 존재하는 세로토닌 분비 기관.
가장 살고 싶은 집은 어디인가요?
숲이나 산 근처의 테라스와 옥상과 마당과 수영장이 있는 집.
집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집상태가 좋은가, 연식이 어느 정도인가, 해는 잘 드는가, 벌레는 안 나오는가, 베란다나 테라스가 있는가, 깨끗하고 조용하고 안전한 동네인가, 산책하기 좋은 숲세권인가, 책이 많은 도서관이 근처에 있는가, 접근성은 괜찮은가. 집에 대해서는 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네요.
현재 집에 대한 고민이 있나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계획이 있을까요?
집에 못질을 하던 똥칠을 하던 상관없는 내 집을 갖고 싶습니다. 집값을 보니 초조합니다. 집값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계획을 세워도 해결이 안 될 것 같습니다. 로또 맞을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3년 후에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 집에서 못질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